몇해 전의 일이다. 우리집 옆집과 그 이웃하는 집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옆집에는 영지 학교 친구, 크리스티나와 그 부모가 살았는데 우리에겐 참으로 깔끔하고 예절이 바른
사람들이다. 그 이웃에는 두 서너명의 대학생들이 함께 집을 얻어 생활하는 것 같았다.
산책길에 그 집 앞을 지나로라면 쓰레기에, 잔듸관리에 유난히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다.
크리스티나네 보기에 참 안 좋았음은 설명을 안 해도 짐작이 갔다.
하루는 약간의 우스광스러운 난리가 났다. 이 기막힌 소동은 크리스티나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는데
내용은 이랬다.
크리스티나 집 앞에 큼지막하게 실례를 한 증거물이 (표현을 어떻게 할까 고심함 `..`) 나왔고
이에 크리스티나네가 경찰을 불렀다. 처음 그 얘기를 접했을때 나도 뒷 골이 좀 당겼고
뭐 그런걸 가지고 경찰까지 불렀나 싶었다. 그 소동이 벌어진 후에는 Abbey와 산책 갈때는 절대로
다른 집 앞에서는 실례를 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납득할만하게 경찰을 부른 이유가 있었다. 크리스티나 옆집 학생들중 한 명이 훤하게 뒤를
내 보이며 큼지막한 실례를 한 장면이 크리스티나네 CCTV에 고스란히 녹화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 경찰이 갔을때 완강히 부인하던 친구가 "녹화되었는데 보여줄까?"에 그냥 무너졌단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아이들은 이사를 갔다. 아마도 옆에서 크리스티나네 보기가 엄청 민망했나보다.
얼마전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의 손에서 구출되었고 그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도
회복을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싶다.
금미호의 선원들도 풀려났지만 그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오늘도 계속 긴장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항상 “왜” 소말리아에는 해적이 판을 칠까? 하는 질문이 있었다. 그 답을 찾기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방송을 통해 알게된 내용에 참 어이가 없었다.
그 이유가 어린아이들까지 납치하여 몸 값을 요구하는 오늘날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지만 국제 사회의 비도덕적, 비인도적, 몰상식한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하여는 이해를 하기에 충분했다. 짧게 설명하자면..
소말리아는 아직도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내전 상태다. 국가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
기나긴 내전 기간동안 다국적 기업의 온갖 독성 쓰레기는 소말리아 해역에 몰래 버려졌고
(일부 핵 기술 보유국가는 핵페기물까지 무단으로 버렸다고 하는데) 그로 인해 기형의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외국의 어선들은 제 집 안방 드나들듯 소말리아 해역의 풍부한 어류 자원들을 싹쓸이 해갔고
이에 민병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정부가 지키지 못하는 자국 영해를 지키겠다고 하나 둘 바다로
나갔다. 쓰레기를 버리는 배를 막기 위해, 물고기를 몰래 훔쳐가는 배를 막기 위해 무기가 필요했고
그것들은 자신들에게 잡힌 배의 사람들을 인질로 받은 돈으로 충당이 되니 이 사람들이 곧 오늘날
해적의 원조격이다.
해적들이 생각하기엔 “당연히 너희가 잘못했으니 우리가 돈을 요구한다”는 식이 되었고 아직도
적지 않은 소말리아인들이 해적을 당연시하는 배경에는 이런 기구한 인식이 있었다. 돈 벌이가 되니
전국의 깡패들까지 바다로 나가 아무 죄없는 배까지도 잡아 인질을 삼고 몸 값을 요구하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되지 못하는 진짜해적이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오늘날 소말리아 영해는 온갖 나라가
자국의 상선과 어선을 보호하려 보낸 군함들의 앞 바다가 되어 버렸고 이젠 진짜 소말리아 어선들은
해적으로 오인을 받아 조업에 불편을 겪고 있다.
제대로된 나라였다면 자국 영해로 들어오는 어떤 불법조업이나 이런 기가막히는 쓰레기들도 막을수가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우리집 옆집 CCTV같은 역활도 못하는 무능한 정부였고 지금도 그렇다.
오늘은 3.1절이다. 아직 100년이 채 지나지 않은 과거의 오늘 우리 선조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날이다. 나라가 있어도 저런 참담함이 있는데 나라 잃은 36년간의 세월동안 우리의 선조들과
우리의 강산이 얼마나 수탈을 당했을까는 굳이 온갖 자료를 찾지 않아도 상상이 간다.
우리는 크리스챤으로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한다.
우리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친다.
나는 소말리아 앞바다의 쓰레기들이 “자칭 크리스챤”의 손에 의해 버려지지 않았기를 바란다.
소말리아 앞바다의 쌍끌이 어선의 사람들이 “자칭 크리스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안심이 안되지?)
그렇게 번 돈으로 재단에 바친들 자족의 재단이지 드림의 재단은 되지 못함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잘못되고 이기적인 행동이 이웃을 옳지 않은 삶으로 이끌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늘도 깨어있기를 원한다.
마태복음 5장 16절
“이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착한 행실이 참으로 실행하기 어려움을 깨닫는 하루다.
제게서 못된 행실이 보이면 그 즉시 알려주세요. 고쳐야 하니까요.
"훤하게 뒤를 내 보이며 실례를 한 장면"과 같은 장면들이 너무 많이 하늘나라 CCTV에 녹화된다면
허걱 도저히 주님 뵐 용기가 나지 않을것 같아서요..
샬롬.
정집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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