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한 가운데에 있는 수요일 정오 한 시간을 하나님께 드려 그 분의 말씀과 만나고 서로를 위한 중보기도 속에 풍성한 은혜와 휴식을 나누길 원하시는 분들을 A&M 대학의 채플에 있는 meditation room으로 초대합니다. 혹시 너무 바빠서 말씀을 읽을 시간도, 묵상할 시간도, 기도할 시간도 없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잠깐만 짬을 내어 기도 모임에 오세요. 학교 채플의 조그만 방에서 나누는 교제와 기도 속에 숨겨진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차분히 뒤돌아 볼 좋은 시간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기도모임에 대한 조그만 간증으로 제가 이전에 다니던 교회의 게시판에 올려 놓았던 글을 지금의 사정에 맞추어 조금 줄여 밑에 다시 올립니다.
주님의 평안이 항상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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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요일 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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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학교 채플이다.
지난 달 이 타운에 있었던 그래함 목사의 기독교 페스티벌의 열기도 이제는 사그라들고 채플은 다시 정적에 싸여있다. 고요함을 음미하며 기도실로 다가간다. 김성수 목사님이 혼자 기도를 하고 계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 함께 기도하던 정성오 형제가 오늘은 무슨 사정이 있나보다. 목사님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려 인사를 했다. 지난 일요일 밤 요한계시록 성경공부를 함께 한 후 삼일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다. 가벼운 안부인사후 목사님께서 찬송가를 고르시고 한 목소리로 찬양을 올린다. 조용한 기도실의 내부를 채워나가는 찬송가의 곡조가 우리의 마음을 편안케 한다. 이어지는 목사님의 5분 설교.
출애굽기의 기사 중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기 위해 바로에게 가서 담판을 하였으나 오히려 백성들에 대한 바로의 학대가 더 심해지자 하나님에게 원망을 하는 기도를 하고, 이어 거듭되는 하나님의 지시에 자신은 입이 둔한 자라는 핑계를 대며 거역하는 모세의 이야기이다. 모세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구해 내겠다고 하셨을 때 자신이 바로에게 가서 요구만 하면 하나님의 권능으로 바로가 그의 말을 따라 백성을 내보낼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 같다. 따라서 오히려 백성들에게 어려움이 가중되자 마치 하나님에게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한 그의 마음은 하나님께 대한 항의의 기도로 표현이 된다. 하지만 하나님에게는 하나님의 선한 계획이 있으며 이것을 우리가 세워놓은 삶의 계획표와 어긋난다고 항의하는 것은 우리를 지으셨고 우리를 우리 자신보다 더 잘 알고 계시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나의 계획을 고집하였으며 내가 원하는 시기에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에 대해 하나님을 야속하게 생각하였던가 반성을 하게 된다. 나는 언제쯤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모든 것을 의지하고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으로 하나님께 간구할까! 참 갈길이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같이 걸어가 주시겠지. 나의 주님께서.
이제 기도제목을 나누고 본격적인 기도를 시작하는 시간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오늘도 교회를 위한 기도를 먼저 한다. 목사님과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비록 하나님 안에서 한 지체이지만 손과 발이 다르듯, 눈과 코가 다르듯 다른 우리이기에 모든 것이 한 마음일 수 없고 모든 것에 생각이 같을 수 없다. 목사님과 나도 마찬가지이다. 의견을 나누다 보면 어떤 면에서는 마음이 합하며 어떤 부분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어떠랴 나는 목사님을 사랑하고 목사님도 나를 사랑하며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사랑함을 확실히 아는데... 어차피 우리는 따로 떼어놓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 아닌가... 목사님과 기도를 시작한다. 여러 형제자매들, 연약한 심령들과 우리 주일학교의 새순같이 어린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간구한다. 우리에게 지혜를 허락하시고 우리에게 사랑을 허락하시도록 매어달린다.
다음은 선교사님들은 위한 기도 순서이다. 옥계낙풍교회의 조용순 목사님과 중국의 조용호 선교사님이 부탁하신 기도제목을 목사님이 읽어 주신다.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오직 말씀만을 붙잡고 열악한 환경을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로 극복하며 오직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을 내어 던진 선교사님들을 생각하며 부끄러운 생각이 앞서게 된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 선교사님들을 위한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 하지만 나는 잘 알지도 못하는 선교사님들이다. 과연 이 분들을 위하여 하는 나의 기도가 얼마만큼 나의 심령에 간절한 기도가 될까? 그저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진지하고 열심히 기도할 수 밖에 없다. 아마 나중에라도 천국에서 그 분들을 보며 조금은 친한 척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당신들을 위해서 기도했노라고 말하며.
선교사님들을 위한 기도후 개인 기도제목을 나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보이는 것은 솔직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서로를 위한 진정한 기도를 위해서는, 뜨거운 사랑의 기도를 위해서는 창피한 것도 내어 보여야 하고 자신의 약한 모습도 그대로 노출시켜야 한다. 매일매일의 새벽기도중 나를 위해 중보기도 하시는 목사님의 사랑을 알기에 솔직하고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나누는 것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그간 있었던 나의 일상들과 조그만 간증거리들...이러한 것들을 기도제목과 함께 꺼내 놓으며 목사님의 기도 제목도 같이 나누며 함께 걱정하고 함께 기뻐한다. 우리는 주안에서 하나라는 것을 다시 느낀다. 목사님의 기도 제목을 놓고 열심히 기도한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우리의 주님이 살며시 우리 옆에 앉아서 귀를 기울이시는 것을 느낀다. 오늘 우리가 드린 모든 기도를 신실하게 이루어 주실 하나님을 찬양하며 설레이는 기대감으로 고개를 든다. 이 마음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마지막 순서로 주기도문으로 기도를 드린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기도문이다 우리 주 예수님이 직접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이지만 익숙한 만큼 별다른 깊은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외우고 말아버리기 쉬운 기도라서 오히려 긴장을 하고 한마디 한마디 의미를 생각하며 깊은 기도를 해야 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기도를 마치고 목사님과 가벼운 마음으로 기도실을 나온다. 이제 다시 세상으로 나간다. 한 낮의 햇빛이 캠퍼스의 구석구석을 비추고 나무들은 시원한 그늘이 한층 깊어져 있다. 채플에 들어서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변한것이 없다. 한 시간 반 동안의 기도모임으로 세상이 뒤바뀌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설령 내가 기도실을 나와 다시 일상속에 파묻혀 살며 까맣게 잊어버릴지 라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기도들을 신실하게 응답하실 거라는 사실이다. 비록 나의 계획표대로는 아닐 지라도 더욱 좋은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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